[리틀청-여기서 살 수 있댔잖아요.] 이곳에서는 조금 다르다. 이곳에 온 뒤에는 종일 쪼그려 앉아 엄마의 일을 도왔다. 엄마는 홍콩이 우리 것이 될 거라고 했다. 그러면 이곳은 우리나라가 되고 이렇게 마음 졸이며 살지 않아도 될 거라고 했다. 설거지를 도우는 일만으로 우리가족이 생활하기 부족했다. 그래서 틈만 나면 다른 일이 없을까 찾아다녔다. 하루는 골목 한 켠 식당에서 사람을 구한다기에 찾아갔었다. 역시 너무 어리단다. 무슨 고용 법에 걸린대나 어쩐대나. 내 또래의 꼬마 남자애가 있다. 이 가게 사장의 아들인건가? 부럽다. 다시 설거지나 끝내러 가야겠다. 동생이랑 놀고 있는데 남자애 하나가 다가온다. 어? 그때 그 아이네. 자기가 배달 일을 하는 걸 도와주면 돈을 나눠주겠단다. 7:3? 나도 그 정도..
[풍월-그 둘 모두 사랑을 몰랐다.] 우리 집은 이 지역사람들이라면 모두 인정하는 방가이다. 어렸을 때 한번 사당이라는 곳에 들어갔던 적이 있었다. 말썽을 부리고 정신없이 도망쳐 달려가다 들어갔던 것인데 그때의 이상한 광경은 꽤 오래 내 머릿속에 남았다. 나이든 할아버지가 수 십 명이나 있었는데 갑자기 무릎을 꿇고 통곡을 해댔다. “무례하다! 여자아이가 사당에 들어오다니!” 벼락같은 소리에 얼마나 놀랬었는지. 사당에서 쫓겨나오면서 들은 호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에서는 항상 아편냄새가 났고 여자들이 넘쳐났다. 그나마 쭝량이 있었을 때는 나았다. 그 아인 항상 날 즐겁게 해주었었다. 그런데 오빠가 아편중독으로 폐인이 되어 집안이 뒤숭숭할 때 그 아이도 어디론가 가버렸다. 가문의 후계자였던 오빠가 그렇게 되..
[완령옥-영화 밖으로 나온 그녀는 더 이상 살 수 없었다.] 상해에 태어나 16세에 영화계에 데뷔해 19세에 상해 영화사에 입사한 완령옥은 그녀만의 아름다움으로 스타덤에 오르지만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스물다섯에 자살하고 만다. 그녀의 자살은 궁극적으로 당시 언론의 심한 비판이 주된 요인이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와 함께 그녀 인생과 그녀의 세 남자가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거라 추정 되었다. ♦그녀는 어떤 사람인가. 완령옥은 자신이 원하는 배역은 반드시 따내는 끈질긴 성격을 가진 한편으로 자신이 주로 연기했던 배역과는 대조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었다. 그녀는 탕지산을 사랑하고 그에게 의지했지만 그가 부인과 이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절망했다. 이라는 작품에서 완령옥은 자신의 일을 하며 독립적으로..